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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e Claire Korea - FIVE

사진가 줄리아 가트가 포착한 가족의 일상적 순간 | FIVE

editor 김선희|2024년 09월 02일

프랑스 사진가 줄리아 가트는 열다섯 살 때부터 카메라를 들고 부모님과 네 동생들의 일상 속 순간을 포착했다. 안전하고도 자유로운 가정에서 저마다의 관심사를 탐구하며 자란 다섯 형제자매가 스스로 증명하는 아이들의 주체성에 대하여.

2014년. 프랑스의 한 홈스쿨링 협회가 매해 푸른 자연을 배경으로 개최하는 행사에 참가해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하는 메를린(Merlin).

2001년. 네 살 무렵, 집에있던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를 자주 가지고 놀았다. 그 모습을 이모가 사진으로 남겨주셨다.

어린 시절부터 촬영한 가족사진을 모아 프로젝트 ‘Khamsa khamsa khamsa’를 완성했다. 제목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궁금하다.

‘Khamsa’는 아랍어로 숫자 ‘5’를 뜻한다. 문화적 의미로는 손바닥 모양의 부적을 가리키며 보호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 단어 를 세 번 반복하면 행복을 빌어준다는 말도 구전되어왔다. 나와 4명의 동생들, 즉 다섯 형제자매가 가정 안에서 보호받으며 자랐다는 의미를 담아 지은 제목이다. 이는 현재 우리 가족의 채팅방 이름이기도 하다.(웃음)

어린 나이에 일찍이 카메라를 들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사진에 관심이 생긴 계기는 무엇이었나?

부모님이 우리 다섯 형제자매를 ‘언스쿨링(unschooling)’이라는 교육철학을 기반으로 키워주셨다. 언스쿨링은 학습자가 스스로 선택한 활동을 학습의 주요한 방법으로 삼는다. 그 덕분에 나와 동생들은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다 보니 일상에서 마주하는 장면들을 시각적으로 기록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마음이 자연스레 사진을 향한 열정으로 이어져 열세 살 때 사진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열다섯 살 무렵부터 따스한 햇살이 매력적인 남프랑스를 배경으로 가족의 모습을 담아내기 시작한 게 프로젝트의 시작점이다. 이는 내가 사진가로서 성장해온 과정인 동시에 동생들에게 부치는 사랑의 편지이자 부모님에게 바치는 헌사다.

일상의 여러 대상 중에서도 가족을 피사체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

일상 속 좋은 순간에 감사하는 경험을 늘 중요하게 여겨왔다. 그래서 사진을 통해 우리 가족의 ‘행복 모먼트’를 기억하며 기리고 싶었다. 화가인 어머니와 현대무용 안무가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나와 동생들은 창의력이 풍부하고, 개성도 뚜렷했다. 동생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마치 내가 꼬마 인류학자가 된 양 그들을 자세히 살피게 되더라. 아이의 성장기는 보통 부모에 의해 기록되는데, 나 스스로 아이들 세계의 참여자이자 관찰자가 된 셈이다. 그 덕분에 ‘친밀감’이 내 작업의 주된 정서가 되었다.

친밀한 시선을 통해 동생들의 어떤 모습을 포착하고자 했나?

원래 이 사진들을 프로젝트로 엮을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특정한 모습을 포착하려 하진 않았다. 그보다는 빠르게 변하는 네 동생의 순간들을 바라보며, 평범한 일상을 넘어서는 의미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창작 과정은 나와 동생들의 공동 경험이 되어 우리의 유대감을 단단히 다져주었다.

유년을 함께 보낸 다섯 형제자매가 어느덧 성인이 되었다고 들었다.

한 지붕 아래 살던 우리는 현재 따로 지낸다. 마르세유, 몽펠리에, 파리 등 사는 곳은 저마다 다르지만 여전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어릴 땐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보냈는데, 지금은 서로의 삶에 계속 관여하며 자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1장이 회상과 향수라면, 2장은 성인이 된 우리가 써가는 삶의 기록이 될 것이다.

2013년. 사라(Sara)는 거실에서 종이접기로 다양한 생물을 만들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새로 산 디지털카메라 플래시를 써볼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찍은 사진.

2014년.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조나단(Jonathan). 그는 종종 담요 등을 덮고 있거나, 어딘가에 매달리거나, 구조물 근처에 있었다. 그게 이 프로젝트에서 조나단의 얼굴을 거의 볼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매번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3년. 니나(Nina), 사라, 조나단과 함께 차를 타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LA 사이의 도로를 달릴 때. 우리는 LA 무용단의 초청을 받은 아버지를 따라가 2개월간 함께 지냈다.

스스로 삶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타인들이 내게 기대하는 것을 이해한 뒤 균형을 찾아가야 한다. 그 방법을 배우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프로젝트 소개 글에 당신의 어머니가 남긴 문장이 인상 깊다. “네 사진 아카이브는 우리 가족이 한때 살았던, 꿈이라고 오해받기 쉬운 세계를 현실로 만든다.”

이 문장에서 ‘세계’란 부모님이 우리를 위해 만들어주신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은 마치 정원을 가꾸듯, 우리가 안전하면서도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세계를 꾸려주셨다. 그 안에서 나와 동생들은 사진가, 기자, 판매원, 가수 등 무엇이든 되어보는 놀이를 하며 저마다 자기만의 관심사를 탐구했다. 그게 우리가 각자 사회에서 해나갈 역할을 선택하기 위한 첫 단계였다.

그 세계에서 살아가며 얻은 삶의 교훈이 있다면?

주어진 규범에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것. 이러한 태도는 내 호기심을 계속 살아 있게 만들었고,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도 세상이 지닌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키워줬다. 삶은 개인과 집단 사이의 지속적인 협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스스로 삶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타인들이 내게 기대하는 것을 이해한 뒤 균형을 찾아가야 한다. 그 방법을 배우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 프로젝트에도 그 교훈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사진을 마주한 사람들이 무엇을 새롭게 느낄 수 있기를 바라나?

한 아이가 아이들을 위해 탄생시킨 프로젝트를 통해, 청소년의 주체성을 인식하자는 ‘조용한 요구(quiet demand)’를 하고 싶다. 많은 이들이 ‘젊은 창의력’이 지닌 힘을 감지할 수 있었으면 한다. 프란츠 카프카도 이런 말을 남기지 않았나. “청춘은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행복하다. 아름다움을 계속 볼 수 있는 사람은 결코 늙지 않는다.” 사진으로 보존된 내 유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사람들이 각자의 세계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을 잠시 돌아볼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당신 가족이 공유하는 가장 낭만적인 기억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4년 전, 코로나19로 세계 곳곳이 봉쇄되었을 때 떨어져 지내던 가족 구성원이 모두 고향으로 돌아왔다. 다섯 형제자매와 부모님, 고양이 일곱 마리, 강아지 한 마리가 오랜만에 한 집에서 두 달간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때 타임머신을 타고 1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더라. 투닥거리는 장난과 시답잖은 농담, 익숙한 습관들이 유대감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거다. 돌이켜보니 그 경험이 우리를 충전해준 것 같다. 요즘도 가족과 함께할 때마다 당시의 에너지를 생생하게 느낀다. 함께 공유하고 추억하는 서사가 마음 깊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로 봉쇄 조치가 내려진 첫날, 뉴욕과 파리 등지에서 따로 살던 가족이 고향에 모였다. 예전처럼 다 함께 강아지 ‘링고’를 산책시키다 보니 어린 시절의 일상으로 돌아온 듯했다. 조나단과 니나가 대나무 가지를 함께 들고 있는 장면을 프레임에 담았다.

2021년. 널찍한 정원을 갖춘 마르세유의 한 복합 문화 공간에 있는 조나단. 언제나처럼, 주변 지형이나 건물 등을 활용해 이동하는 기술인 ‘파쿠르’를 연습하고 있다.

2016년. 사라가 두 명의 친구와 집 앞 정원에서 놀고 있다. 당시 우리는 매주 월요일에 정원을 개방해 홈스쿨링을 하는 다른 가족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마련했다. 진정한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

2014년. 우리 동네 아이들은 공원의 작은 분수에서 각자 자기 물병을 채운 뒤 몇 시간씩 물싸움을 하곤 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따뜻한 땅에 누워 젖은 몸을 말리고 있는 미셸(Michael).

2012년. 부모님이 어린 시절을 보낸 지역의 해변을 거니는 모습을 보며 셔터를 눌렀다. 아날로그 카메라를 처음 써본 터라 초점이 맞지 않는데, 흐릿한 사진이 두 분이 해온 역할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부모님은 다섯 형제자매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도 우리가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틈을 남겨주셨다. 그 사실에 항상 감사한다

The Eyes Artist Talk Paris Photo 2022 (FR)

THE ARTIST TALKS BY THE EYES 2022

Conçus et animés depuis 2016 par l’équipe de The Eyes en collaboration avec Paris Photo. Les Artist Talks by The Eyes mettent en perspective la relation de l’artiste avec le livre dans sa pratique artistique, son approche et sa réalisation éditoriale.

La programmation des Artist Talks by The Eyes est réalisée et animée par Emilie Lauriola, librairie spécialisée en photographie,  Marc Feustel, auteur et commissaire indépendant, Pascale Obolo, Commissaire d’exposition indépendante, Directrice de l’African Art Book Fair et Véronique Prugnaud, Co-directrice de The Eyes.

VOIR LE REPLAY DE JULIA GAT – ACTES SUD 

Feature x This Pandemic Thing: "Siblings" short-film 2020

Julia Gat
Lydia Rump

Mars, Snickers and then Twix...
August 10, 2020

Julia:


I was wondering when we would all be together again. It has become so rare for all of us to be home at once, for more than a few days. Yet suddenly, out of nowhere, we are all here: 5 siblings, 2 parents, 7 cats and a dog. It felt like a time traveling tunnel, bringing us ten years back. The old jokes, habits of interaction and group dynamics felt familiar and reassuring—a family recharging its batteries.

My camera was redirected at my four younger siblings: Nina (20), Michael (18), Jonathan (15), and Sara (13), who used to be my primary models when I was starting out with photography. For as long as I can remember, I would observe and document our daily banalities. And once again, during lockdown: from mid-March till mid-May, we only went out for groceries, jogging and walking our dog Ri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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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bling group bubble not only came back, but became our main occupation. We opened up the archive and looked at stills and videos we’ve made in the past years. As children, we used to film each other as a form of game–we would pretend to be journalists on news shows, sellers making ads for random products or musicians in music videos.

We grew up with an informal learning philosophy, as opposed to the traditional school system. My siblings have been my primary subjects in terms of human interaction, especially during those in-between moments of daily life. The conversation about the candy bars came up at the beginning of the lockdown. We had just finished a marathon of Tarantino films and the opening scene of Reservoir Dogs got stuck in my head—a group of characters, sitting around a table, talking about insignificant topics. I liked this indirect way of unfolding personalities and, subsequently, based my new short film around it.

Parallel to my interest in group dynamics, I have also been working on a visual research about androgyny and its complex interrelationship between gender and sexuality, something that often arises throughout adolescence. While gender and sexual expression are commonly explored in today’s art and media fields, this project aims to shed light on the visual aspect of the androgynous look, where it is possible to mix masculine and feminine attributes. With Lydia’s input and using her costumes, it became a visual examination celebrating the positive abstraction and freedom of genderless expression.

 

Lydia:


I met Julia when she was a young girl. I watched her grow up and mature as a photographer. Through unschooling her parents encouraged all of their children to explore the world, develop their curiosity and potential. It’s always a great pleasure when our two families get together. We share the same outlook on life.

I was working on my collection of dresses when Julia told me she was looking for some outfits for her short film. I have wanted to create a universal collection for a while. I work with monochromatic shades of white. For me, this is symbolic of a blank page—the beginning. This pure surface allows me to add some patterns and colors: stitches of black thread, sewn by hand or some embroidered black lines. I developed a palette of materials and techniques: patchwork, fringes, knitting, and embroidery.

I have known these kids for a long time. In their choice of outfits, each sibling reveals his or her personality.

The outfit with fringes is a mix of a short dress with textile pieces. It was put together by Nina herself. She saw herself as a bird-woman. The one worn by Michael is a short dress with long sleeves; the cuffs are knitted. He wears it like a sweatshirt. His style is cool and hip and he gives it a genderless vibe. Another ensemble is a combination of two patchworks which Jonathan drapes over his shoulders. On his face he wears a mask—a piece I created during the lockdown. He looks like a modern-day warrior. The white dress with lines embroidered in black beads is worn by Sara. I wonder if she chose this pattern to match her dog?

Mathilde Odilia Interviews #1: "upbringing"

Super excited to share with you this raw new interview with Mathilde Odilia about my new series, Upbringing, recently exhibited at Fotofestival Schiedam (NL) in 2018 and Villa Dutoit, Geneva (CH) in 2019.

“Interview #1 from Mathilde Odilia explores one of the newest projects of photographer/filmmaker Julia Gat, called "Upbringing". In this photographic series, Julia photographed Montessori Elementary School De Korg in Rotterdam (NL), aiming to cast light on alternative forms of education. In this interview, she talks more about her own upbringing, homeschooling, and the content of the images themselves.”